결과보다 과정이 필요했던 시기에 선택한 이모티콘 제작
아무것도 하기 싫은 시기가 길어지면서, 무언가를 ‘잘 해내야 한다’는 목표 자체가 부담이 됐다. 그래서 이번에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도 괜찮고, 실패해도 손해가 크지 않은 일을 하나 해보기로 했다. 그때 떠오른 것이 카카오톡 이모티콘 제작이었다. 평소 이모티콘을 자주 쓰기도 했고, 그림 실력이 아주 뛰어나지 않아도 도전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막연히 “재밌을 것 같다”는 이유로 시작했지만, 실제로 제작 과정을 밟아보니 생각보다 훨씬 많은 기준과 판단이 필요했다. 이 글은 이모티콘을 만들어보며 알게 된 현실적인 지점들을 정리한 기록이다.
![카카오톡 이모티콘 제작에 도전해보니 알게 된 현실적인 기준들[나의 이모티콘 제작 도전기]](https://blog.kakaocdn.net/dna/lR5Ki/dJMcahQJyhL/AAAAAAAAAAAAAAAAAAAAAP5GEH1rq1P9Rzq-eHDpdOV2UEESp4wqBk96FcPSQlEW/img.pn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722907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9ubVn%2BjK1ZB2QVrsS%2Bix2Ei0b5o%3D)
이모티콘 제작 과정에서 가장 많이 막혔던 지점들
처음에는 캐릭터를 그리는 일보다 아이디어를 정리하는 것이 더 어려웠다. 어떤 캐릭터를 만들지 보다, 이 캐릭터가 어떤 상황에서 쓰일지를 먼저 정해야 했기 때문이다. 막연히 귀엽거나 개성 있는 캐릭터는 이미 너무 많았고, 일상 대화에서 자주 쓰일 수 있는 표정과 문장을 고민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제작을 진행하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이모티콘은 ‘그림 작품’이 아니라 ‘의사소통 도구’라는 사실이었다. 감정이 한눈에 전달되지 않으면 아무리 잘 그린 그림도 의미가 줄어들었다. 표정이 과하지 않으면 전달력이 떨어졌고, 반대로 과하면 실제 대화에서 쓰기 부담스러웠다. 이 균형을 맞추는 것이 가장 어려운 지점이었다.
또 하나 의외였던 점은 집중력 문제였다. 한두 개 그릴 때는 재미있지만, 동일한 캐릭터를 여러 컷으로 반복 제작하는 과정에서 쉽게 지치게 된다. 이때 의욕 부족이 아니라, 작업 환경과 사고 분산이 더 큰 원인이라는 걸 체감했다. 짧은 시간이라도 몰입이 유지되지 않으면 작업 효율이 급격히 떨어졌다.
도전해 보며 정리한 카카오 이모티콘의 현실적인 기준
제작을 마무리하면서, 자료 조사로는 알기 어려웠던 기준들이 정리되기 시작했다. 첫째,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맥락’이었다. 그림 실력이 뛰어나지 않아도, 대화 상황에 정확히 맞는 표현을 만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둘째, 개인 취향보다 ‘사용자 상황’을 우선해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설정이 아니라, 실제로 사람들이 어떤 순간에 이 이모티콘을 쓸지를 계속 떠올려야 했다. 셋째, 완성도는 단번에 올라가지 않는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만들려고 하면 시작조차 어려워지고, 실제로는 수정과 보완을 거치며 기준을 이해하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 느낀 가장 큰 변화는 결과에 대한 집착이 줄었다는 점이다. 승인 여부와 상관없이, 하나의 콘텐츠를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어본 경험 자체가 생각보다 큰 역할을 했다. 아무것도 하기 싫었던 시기에 이 작업이 의미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성과가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실행했다는 경험이 사고를 다시 움직이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정리하며: 이모티콘 제작은 누구에게 맞을까
카카오톡 이모티콘 제작은 빠른 성과를 기대하는 사람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나처럼 결과보다 과정을 경험해보고 싶은 사람, 일상의 감정과 생각을 콘텐츠로 정리해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충분히 의미 있는 도전이다. 나 역시 이 도전을 통해 창작이라는 것이 특별한 재능의 영역이 아니라, 관찰과 정리의 영역에 더 가깝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만약 새로운 시도를 고민하고 있다면, 이모티콘 제작은 생각보다 현실적인 출발점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