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은 매년 돌아오는데도 늘 어렵고 귀찮게 느껴진다.
“그때 카드 좀 더 쓸 걸”, “이건 왜 공제가 안 되지?”, “서류는 또 왜 이렇게 많은 거야” 같은 말들을 매년 반복하는 것 같다.
나 역시 예전엔 연말에 몰아서 준비하다가 결과 보고 괜히 손해 본 기분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2026년에는 생각을 조금 바꿔봤다. 연말정산은 연말에 하는 이벤트가 아니라, 1년 동안 조금씩 준비하는 과정이라는 걸 인정하기로 한 거다. 직접 그렇게 해보니까 확실히 덜 스트레스 받고, 결과도 달라졌다.

연말정산은 구조만 알아도 절반은 끝난다
처음엔 연말정산이 왜 이렇게 복잡한지 이해가 안 됐는데, 구조를 한 번 정리하고 나니까 훨씬 수월해졌다. 아주 단순하게 말하면 이미 낸 세금 중에서 공제받을 수 있는 항목을 빼서 덜 냈으면 더 내고, 더 냈으면 돌려받는 과정이다. 그래서 중요한 건 딱 두 가지다. 내가 1년 동안 어디에 돈을 썼는지, 그리고 그 지출이 공제 대상인지 아닌지다. 이걸 연말에 한 번에 정리하려고 하면 당연히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다.
카드 사용 습관만 바꿔도 차이가 난다
2026년 연말정산을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신경 쓴 건 카드 사용 습관이었다. 예전엔 그냥 아무 카드나 썼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꽤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기본적으로 신용카드보다 체크카드나 현금영수증의 공제율이 더 높기 때문에, 요즘은 고정 지출이나 생활비처럼 어차피 써야 하는 돈은 체크카드를 쓰고, 포인트 적립용이나 소액 결제는 신용카드를 쓰는 식으로 나누고 있다. 중요한 건 아끼려고 억지로 소비를 줄이는 게 아니라, 어차피 쓸 돈이라면 공제가 잘 되는 방식으로 쓰는 거라는 걸 체감하게 됐다는 점이다.
의료비와 교육비는 챙기지 않으면 그냥 사라진다
연말정산에서 제일 아까운 순간은 분명히 돈을 썼는데 공제를 못 받았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될 때다. 특히 의료비나 교육비는 자동으로 다 처리될 거라고 생각하고 넘겼다가 빠지는 경우가 꽤 많다. 그래서 요즘은 병원이나 약국에 다녀오면 이게 공제 대상인지 한 번만이라도 확인하고, 아이 학원비나 교육 관련 지출은 영수증을 바로 사진으로 저장해둔다. 2026년부터는 교육비 세액공제 범위도 조금씩 확대되는 추세라서, “설마 이것까지?” 싶은 항목도 나중엔 도움이 될 수 있다. 나중에 몰아서 찾으려 하면 진짜 귀찮아지기 때문에, 그때그때 최소한의 기록만 해두는 게 훨씬 편하다.
연금과 보험은 가입보다 관리가 더 중요
연금저축이나 IRP, 각종 보험 상품은 가입할 때는 신경 쓰지만 막상 연말정산 시즌이 되면 까먹기 쉽다. 나도 예전에 “이게 공제 되는 거였어?” 하고 뒤늦게 알았던 적이 있다. 그래서 2026년을 기준으로 내가 가입한 연금과 보험 목록을 한 번 정리해봤고, 월 납입 금액이 공제 한도에 맞는지도 같이 확인했다. 중간에 자동이체가 끊긴 상품은 없는지도 체크해보니 생각보다 정리가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이런 건 연말에 몰아서 하려고 하면 진짜 하기 싫어지니까, 상반기나 여름쯤 한 번만 정리해두는 걸 추천한다.
부양가족 공제는 미리 이야기 안 하면 헷갈린다
부양가족 공제는 조건이 생각보다 까다롭다. 소득 기준, 나이 기준, 실제 부양 여부까지 다 따로 보기 때문에 그냥 감으로 넣었다가 나중에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부모님 공제는 형제자매끼리 겹치는 경우가 있어서 미리 얘기 안 해두면 애매해지기 쉽다. 그래서 연말 전에 가족끼리 한 번쯤은 누가 누구를 공제에 넣을지 정리해두는 게 좋다. 이거 하나만 해둬도 연말정산 시즌에 괜히 피곤해질 일이 확 줄어든다.
홈택스 미리보기는 생각보다 쓸모 있다
연말정산 시즌이 아니어도 홈택스에서는 내 소비 내역이나 공제 현황을 어느 정도 미리 볼 수 있다. 나는 상반기 끝날 때 한 번, 그리고 9~10월쯤 한 번 정도 들어가서 확인해본다. 그러면 어떤 항목은 한도가 거의 찼고, 어떤 부분은 아직 부족한지가 눈에 들어온다. 그걸 기준으로 하반기 소비를 조금만 조절해도 연말 결과가 달라진다. 미리 본다고 해서 뭘 꼭 더 써야 하는 건 아니고, 흐름을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연말정산은 절약을 잘한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 아니라, 정보를 알고 준비한 사람이 덜 손해 보는 구조라는 거다. 갑자기 돈을 더 쓰거나 억지로 맞출 필요는 없다. 어차피 쓸 돈이라면 공제에 유리한 방식으로 쓰고, 내가 뭘 쓰고 있는지만 알고 있으면 된다. 그 차이가 연말에 생각보다 크게 돌아온다.
지금 이 글을 본 김에 딱 한 가지만 해도 충분하다. 카드 사용 내역 한 번 정리해보거나, 가입한 보험과 연금 목록만 체크해봐도 2026년 연말정산은 작년보다 훨씬 수월해질 거다.